아카데미아 미술관
오늘은 9시 30분에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예약하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보려고, 설레는 마음으로 간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원래 미술학도를 가르치는 학교였으나, 1784년에 피에트로 레오폴도 대공이 개인 컬렉션을 기증하면서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미켈란젤로가 26세부터 3년에 걸쳐 완성한 최고의 걸작 '다비드" 진품을 볼 수 있다. 5미터가 넘는 거대한 대리석으로 근육과 핏줄까지 섬세하고, 정교하게 조각했다.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작품인 "수염이 있는 노예", "잠에서 깬 노예", "고통스러운 노예", "아틀라스 노예" 등 4점의 노예상이 전시되어 있다. 그 외에도 프라 안젤리코, 보티첼리 등 13~16세기 화가들의 회화작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예약을 안 하면 2시간 정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므로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숙소에서 약 15분 정도 걸어서 9시 10분에 도착했는데 관람객들의 줄이 아주 길다. 우리는 예약을 했으므로 시간이 되어서 입장을 한다. 박물관 외부를 수리하느라 조금 어수선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난 작품들이 많이 있고, 박물관 건물 자체가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바이올린도 여러 개 보았다. 대리석에 조각한 작품들과 나무판에 유화로 그린 작품들이 많고, 주제는 대부분 성경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전시된 작품들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 종일 보아도 지나치지 않지만, 다른 어떤 작품보다 다비드 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관람을 한다. 우리도 서로 개인사진을 찍어주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통로에는 반드시 기념품 가게가 있다. 나도 기념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상징 그림이 있는 머그컵을 하나 샀다. 나는 기념품으로 머그컵 사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머그컵에 차를 마시면서 현장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벅의 우이 아 히어라는 문구가 있는 머그컵도 좋다. 원영이는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천지창조 그림의 머그컵과 장식용 접시를 구입했다.
두오모 박물관
정식이름은 "뮤세오 델 오페라 델 두오모"이다. 두오모 성당을 지은 여러 가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유명한 박물관이다. 성당을 지은 방법, 설계도, 자재들, 성직자등의 각종 의류, 성당 건축 관련 영상자료, 부르넬레스키가 돔을 만든 노하우 등 많은 자료들이 잘 전시되어 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관람하고, 다리도 아프고 힘들어서 박물관 건물 1층에 있는 막기니라는 카페에서 좀 쉬기로 한다. 이태리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고, 커피로 마무리하고, 커피가 없으면 인생이 아니라는 문구를 걸은 식당도 보았다. 이태리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신다고 하여 나는 에스프레소, 원영이는 쵸코렛 차를 주문한다. 에스프레소 잔 바닥에 커피가 조금 담겨있다. 기대를 하며 커피를 마셨는데 쓴 맛 외에는 잘 모르겠다. 내가 처음이라 그런가 하고 천천히 마신다. 다음에도 커피를 마시면 또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리라 생각한다. 원영이가 박물관 예약티켓을 조회하고, 박물관으로 입장하러 간다. 입구에 경비원 2명이 근무를 하고, 티켓의 바코드를 기계에 대면 입구가 열린다. 어제 두오모 성당을 본 짜랏 한 느낌을 살려서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입장한다. 두오모 성당 외벽의 화려한 대리석을 만든 방법, 대리석을 파서 금속이나 화려한 무늬를 넣은 방법들이 실물로 전시되어 있다. 성직자들이 입는 각종 화려한 보석들이 달린 의복도 잘 전시되어 있다. 성당을 건축에 사용하려고, 목재로 만든 기중기의 모형도 있다. 우리는 박물관에 입장하면 일정 시간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져서 각자의 관심사를 관람한다. 그래야 각자의 관심사를 관람하기가 편하다.
영상자료도 보고, 약 2시간을 관람하고 원영이와 만났다.
피곤하기도 하고, 도대체 어떻게 이런 작품을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모든 것이 사람의 생각으로부터 시작을 한다. 누구의 머리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을 생각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뱅뱅 돈다. 설계도는 얼마나 방대할까? 요즘이야 컴퓨터로 설계도를 그리지만, 그 당시에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도면을 그렸을 것이다. 또 실제로 건축을 하려면 같은 도면을 여러 개 그려야 분야별 시공자들이 보면서 작업을 지시를 한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돌들을 정밀하게 시공하여 외벽에는 물 샐 틈도 없다. 또한 성당 내부의 화려함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다.
저녁 식사
오늘은 박물관 2곳을 관람하여 피곤하지만, 머릿속에는 이태리 사람들의 장인정신에 감탄을 한다.
5시쯤 숙소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올리브오일 1병, 돼지고기 앞다리살, 양파, 좀 넓적한 파스타 면, 와인 2병을 사서 저녁을 준비한다. 메뉴는 내가 서울에서 가져간 춘장을 볶고, 파스타 면을 삶아서 간짜장 면을 먹을 계획이다. 프라이 펜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넣고 약한 불에 춘장을 넣고, 잘 저으면서 천천히 볶는다. 춘장을 볶는 동안 원영이는 양파를 까고 파스타 면을 삶는다. 춘장 냄새가 공용주방에 가득 퍼진다. 외국 사람들이 무엇이냐고 물어봐서 중국 된장이라고 설명하고, 만들면 맛을 보도록 좀 주겠다고 했다. 볶은 춘장을 작은 냄비에 옮기고, 춘장을 볶은 오일에 깍둑 썰은 돼지고기를 굽고, 썰은 양파를 넣어서 향을 입힌다. 전분을 한 스푼 풀어서 준비를 하고, 천천히 농도를 맞춘다. 잘 삶아진 파스타면을 넓적한 파스타 접시에 담고, 양파, 돼지고기 춘장 볶음을 면 위에 듬뿍 올리니, 비주얼은 멋지다. 식당에 있는 외국인들도 맛보라고 가득 담아주었다. 원영이가 식당의 테이블에 와인과 식기를 준비하여 두었다. 나는 화이트 와인, 원영이는 레드 와인을 잔에 따라서 건배를 하고 오늘의 박물관 관람을 얘기하면서 천천히 마신다.
식사 후에 좀 쉬고, 마치 현지인처럼 피렌체 시내를 산책하려고 나섰다. 그라찌에 다리에 있는 젤라토 맛집에서 젤라토를 사서 먹으면서, 아르노 강을 따라서 천천히 걷는다. 아르노 강 폭은 약 100여 미터 정도이다. 강에서 긴 보트를 노 젓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무엇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고, 단지 현지인처럼 산책을 즐기는 것이라 마음도 편하고, 경치도 눈에 잘 들어온다. 이태리 사람들은 자전거와 오토바이크를 많이 탄다. 나이 드신 할머니도 멋지게 오토바이크를 타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 곳에 두어도 아무도 가져갈 것 같지 않은 아주 낡은 자전거에도 아주 굵은 체인으로 잠가둔다.
이태리에서 느끼는 많은 것들은 다음에 또 쓰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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