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남도여행 : 송광사, 소쇄원, 전주 한옥마을

by 태풍이분다 2023. 12. 26.
반응형

 
 
 
 

송광사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조계산 자락에 위치한 송광사는 한국의 삼보사찰 가운데 승보사찰로 유서 깊은 절이다. "송광 사지"에 따르면 신라 말기에 혜린이 마땅한 절터를 찾던 중, 이곳에 이르러 산 이름을 송광이라 하고, 절 이름을 길상이라 하였는데, 사찰의 규모는 불과 100여 칸이었고, 승려의 숫자도 30~40여 명이었다. 



 
       송광사 가는 길에 차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주암호수의 경치를 바라본다. 송광사 가는 길은 계곡을 따라 조성된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간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에 반해서, 계곡에 내려가 맑고 깨끗한 물에 손을 담그고, 세수도 한다. 계곡에 설치된 정자에서 계곡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불러본다. 물을 좋아하는 내가 사찰 순례를 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을 매일 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일주문을 지나면 송광사에서 가장 유명한 삼청교와 우화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데, 너무 이쁘고 아름다워서 사찰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물론 나도 한 컷 찍었다. 보조국사 지눌이 처음 짚고 온 지팡이를 꽂았다는 800여 년 된 나무도 있다. 대웅전 앞에는 배롱나무가 여러 그루 심어져 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향기로운 편백나무의 향기를 맡으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이 좋은 공기를 담아서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공기를 담아서 갈 수는 없으니,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데, 현실은 쉽지 않다. 내 마음 같아서는 며칠 묵어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담양의 소쇄원으로 향한다.       
 
       

소쇄원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에 위치한 소쇄원은 한국의 민간정원 중에서 최고라는 칭송을 받는다. 소쇄원은 5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간 오늘까지도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왜 소쇄원의 정겨운 모습을 사랑하고 아끼며 또 어루만져주고 싶은가? 소쇄원은 누가, 언제, 왜 어떻게 조성하였으며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또 소쇄원은 어떻게 이해하고 감상하여야 하며, 중국·일본의 정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전남 담양에 위치한 소쇄원은 1530년경에 양산보(1503~1557)가 조영한 별서 원림이다. 별서란 선비들이 세속을 떠나 자연에 귀의하여 은거생활을 하기 위한 곳으로, 주된 일상을 위한 저택에서 떨어져 산수가 빼어난 장소에 지어진 별저를 지칭하는 말이다. 또한 원림이란 정원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과 우리나라에선 원림을, 일본에서는 정원을 주로 선호한다. 정원이 주택에서 인위적인 조경작업을 통하여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라면 원림은 교외에서 동산과 숲의 자연스러운 상태를 그대로 조경대상으로 삼아 적절한 위치에 인공적인 조경을 삼가면서 더불어 집과 정자를 배치한 것이다.
 
       소쇄원 가는 길에 하박의 단골집인 한우 떡갈비 전문점 "수려재"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간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에 하는 것이 정답인데, 당연히 주린 배를 채워야 경치도 눈에 들어온다. 1인분에 23,000 원하는 수라정식을 2인분 주문했다. 수려재의 모든 음식은 직접 담근 효소를 사용하여 만든다고 하박이 설명한다. 떡갈비는 1인당 2조각이 나오고, 돌솥밥과 다양한 반찬들이 나온다. 음식은 정갈하고 맛있다. 전라도 음식이 워낙 맛있지만, 수려재의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다. 배를 채우고 나오니 식당 옆에 벤치가 있고, 조금 큰 연못이 있고. 뒤에는 작은 산이 있다. 잠시 쉬어간다.
 
       소쇄원에 들어가니 대나무숲이 시원하고, 약간 구릉진 곳에서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옛날에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런 아름답고, 좋은 경관을 만들어서 즐겼을까?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5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한국의 정원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서울로 가는 길에 전주 한옥마을에 들러서 가기로 결정한다. 

 

전주한옥마을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에 위치한 한옥마을은 동쪽의 술도가길, 서쪽의 경기전길, 남쪽의 태조로, 북쪽의 어진길로 둘러진 안쪽 구역을 경기 전과 오목대를 기점으로 회귀한다. 본격적으로 한옥마을 골목으로 들어서기 전, 술도가길을 걷는 동안 빌딩과 한옥의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조화에 적응해 보자. 한옥 옆의 사각빌딩은 하늘을 향해 거칠게 솟은 듯하고, 사각빌딩 옆 한옥은 유하게 흐르는 지붕이 하늘을 담은 듯 예쁘다

      전주한옥마을에 거주민의 비율이 줄어들고, 한옥은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카페,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빈도가 증가했다. 옛 한옥촌의 다정함은 상상으로 채워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낮은 담장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던 당시의 모습이 쉬이 떠오르고 곧 향수에 젖어든다.

 

      시간이 흐르는 둥 마는 둥 정적이 감도는 골목길, 괜히 한 발걸음, 한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자연스럽게 느린 걸음으로 골목길을 서성이듯 걷는다. 어느 골목길은 고고하면서 단아하고, 방향을 틀어 다른 골목길에 접어들면 손때 묻은 회색 담벼락 아래로 아기자기한 화초의 화분들이 놓였다. 특히 6070세대에게 이 길은 특별하다. 옛 추억이 하나둘 살아나는, 당신의 힘들었고 보람찼던 하루 속 지나쳤을 법한 그 골목길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여러 번 왔지만 그래도 정이 가는 곳이다. 지금은 한옥의 대부분이 상가로 변했지만, 그래도 좋다. 경기 전을 지나, 성당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 3층 창가에 앉아서 한옥마을을 구경한다.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지만, 여유 있게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어차피 여행을 왔는데 서두를 것이 없다. 하박과 담소를 나누면서 커피를 마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