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인 3월 5일 제주에는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외부에서 하는 작업은 불가능하여,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으러 성산에 간다. 우리 차는 코란도 스포츠라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 승용차는 5년이 되는 해부터 2년에 1번 검사를 받지만, 화물차에 속하는 코란도 스포츠는 5년의 유예기간이 없이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 차는 2016년에 구입하여 48,683킬로 운행을 한 차 디젤차이다. 디젤차는 매연검사를 받을 때 가장 가슴이 쫄린다. 매연에 불합격하면 큰 비용을 주고 수리를 해야 한다. 검사를 받으려고 차를 접수하고, 검사비 35,000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아무런 문제 없이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정비공장에는 자동차 사고로 인하여, 수리하려고 대기하는 차들이 무지하게 많이 있다. 아주 비싼 차도 여러 대 있다. 차주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나는 어려서 차를 좋아했다. 아버지께서 택시 운수업을 하셔서 집에 정비사가 항상 대기를 했다. 1970년대에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이 지금처럼 좋지 않아서, 길가에 서있는 차들이 많이 보였다. 지금이야 견인, 타이어 펑크 수리 등을 보험회사에서 해주지만, 그 당시에는 출장수리를 받으려고 기다려야 했다.
밤 12시에 통행금지 시간이 시작되므로 택시들은 12시에 임박해서 차고지인 집으로 오면, 그때부처 정비사 형은 정비를 시작하고, 나는 구경을 하면서 정비사 형을 도와주었다. 연장도 챙겨주고, 브레이크도 밟아서 후미등이 들어오는지 확인도 했다. 정비사 형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어려서부터 정비를 배운 아주 실력 있는 정비사이다. 엄마 몰래 새벽까지 형을 도와주고 학교에 갔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자동차 정비를 배우는 것을 아주 싫어하셨다.
요즘에 만들어지는 차는 내장된 컴퓨터가 자동차를 제어하고, 고장여부도 확인하여 알려준다. 내가 곁눈질로 배운 자동차 기술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내 차를 수리하러 공장에 가면 괜히 아는 척을 하다가 명장 정비사에게 혼이 난다.
그래도 정비공장 주변을 어슬렁대면서 고장 나서 수리를 기다리는 차들을 둘러본다.
검사가 잘 끝나기를 바라면서, 검사장 대기실에 앉아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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