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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태리 여행 기록 : 아침식사, 오토비아 렌터카, 나폴리 피자

by 태풍이분다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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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썬 호스텔에서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아침부터 사이렌 소리와 아주 시끄러운 소음이 들린다. 성당의 종소리가 들리는 피렌체와는 다른 분위기이다. 일어나서 베란다로 나가니 해가 환하게 뜬 맑은 아침이고, 베란다 난간에 설치한 빨랫줄에 여자 속옷과 청바지가 걸려있다. 이태리 영화에서 가끔 보던 풍경이다. 바람에 빨래가 떨어지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멋진 젊은 남자의 얼굴을 덮어서, 넘어진 것이 인연이 되어 연인이 되는 사연도 있다.

 

      공짜 밥을 먹으러 7시 50분에 식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혹시 늦으면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까 하여 일찍 가니 내가 제일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았다. 주방 안에서 덩치는 크고, 키는 작은 흑인 아주머니 3분이 분주하게 식사준비를 한다. 나폴리에는 흑인이 많이 있다. 큰소리로 수다를 떨면서 음식을 준비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만드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 배식대에 가면 주방에서 1인분씩 식사를 주는데, 나는 원영이 것과 내 것 2인분을 받아서 자리에 앉아 원영이를 기다리니, 잠시 후에 원영이가 온다. 바나나, 레몬 맛 나는 신 귤, 사과, 자두 과일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또 중요한 것은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돈을 주고 사 먹은 커피보다 훨씬 맛있다. 오랜만에 왕이 된 느낌으로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고 여유를 부린다. 돈이 많은 부자들이 메이드를 두고 사는 이유를 좀 알 것 같다. 써빙을 받는 즐거움을 위하여 우리는 식당에서 팁을 지불한다. 이태리에는 공식적인 팁은 없는 듯하다. 미국에서는 많은 팁을 요구하여 팁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직원의 급여가 작아서 팁이 주수입원이라 한다. 숙소 주변에 마트에 가서 물, 포도, 티백, 와인을 사서 숙소로 왔다. 호스텔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확인해야 숙소를 찾아오므로, 주변을 잘 관찰하면서 걷는다.  

 

오토비아 렌터카

       내일은 차를 렌트하여 폼페이, 소렌토, 아말피 해변을 다녀올 예정이라, 가리발디역 지하 1층에 있는 오토비아 렌터카에 간다. 지하철을 타고 가리발디 역에 내려서 렌터카 회사를 찾아, 현장에서 렌트하는 비용을 물어보니 보험료 포함하여 120유로 정도 한다고 하여, 사무실 소파에 앉아서 부킹닷컴으로 예약을 시도한다. 피렌체에서 실수한 것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영문 이름으로 정확하게 신청한다. 렌트 금액은 풀로 보험을 가입하고, 렌트비 포함하여 80유로 정도 나왔다. 창구 직원에게 정확히 예약이 됐는지 확인을 하는데, 한국말이 들린다. 중년의 한국 남자가 직원과 휴대폰을(아마도 파파고 같은 번역기로 대화를 하는 듯하다.) 보면서 대화를 시도하는데, 잘 안되는지 직원이 우리가 한국 사람이니,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뭔지 잔뜩 불만이 가득한 한국 사람이 우리에게 하소연을 하는데, 본인은(전두환 전 대통령 생각이 잠시 났다.) 환갑 기념으로 동부인하여 이태리에 와서, 21일 오후 1시에 차를 가지러 왔는데, 직원이 없어서 렌트를 못하고, 다른 회사에서 비싼 비용을 주고 현장 렌트를 하여 여행을 다녀왔으니, 본인이 지불한 비용을 환불하라는 내용이다. 우리의 해결사 원영이가 창구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창구 직원은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전화로 확인하라고 하여, 전화하니 렌트회사는 12시까지 근무를 하고, 예약한 시간도 11시인데, 2시간이나 늦게 왔으니 자신들은 환불을 할 수 없다고 하니, 본인은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대며 나간다. 

 

       해외에서 동포를 만나서 도와준 것은 맞지만 뭔가 찜찜한 생각이 든다. 우리는 나폴리 피자집들이 몰려있는 트리부날리 거리로 간다.  

 

나폴리 피자

      나폴리 중앙역 앞에 있는 가리발디 광장에서 약 10여분 걸어가면 구시가지가 나온다.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거리는 나폴리 피자로 유명한 가게들이 몰려있는 트리부날리 거리와 낡고 비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스파카 나폴리 거리이다. 구시가지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역사지구로 산타 키아라 성당, 제수 누오보 성당 등의 역사적 건물들이 많이 있다. 사실 이태리에 있는 모든 성당들은 다 멋지고, 작품성이 뛰어나다. 

 

       우리는 가리발디 광장을 지나 구시가지로 들어가니, 우리나라의 황학동 같은 시장이 나온다. 도로 양쪽에 오래된 건물의 베란다에 빨래들이 쭉 널려있고, 길에 있는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눈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빨간 불임에도 행인들이 길을 건너면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차를 멈추고, 행인들도 자연스럽게 건너간다. 우리도 당연히 빨간 불에 건너간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것이 진리이다. 화장실을 가려고 카페에 들어가서 일을 보고,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하여 먹으면서 허기를 달랜다. 화장실 요금 2유로를 주는 것보다 카페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진리를 알았다.

가는 길에 유명한 피자집에 길게 줄을 서서 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았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긴 줄을 보니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이 동네에는 어디서 피자를 먹어도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영이는 메트로를 타고 숙소로 가고, 나 혼자 거리를 구경하면서 다닌다.

 

        골목을 지나가는데 작은 피자가게가 있어서 들어간다. 오늘이 아니면 우리의 일정으로 다시 여기를 올 수 없다. 나폴리에 왔으니 나폴리 피자를 꼭 먹으려고 계획을 세웠다. 메뉴에 있는 나폴리 피자와 맥주 1병을 주문하고, 혹시라도 바가지요금을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원에게 가격을 다시 확인한다. 피자는 7유로, 맥주는 3유로이고, 서비스 차지 1유로가 추가된다고 직원이 말한다. 합이 11유로로 저렴한 편이다. 값이 저렴하니 맛이 없을까 봐 잠시 걱정을 한다. 직원이 숯불을 피운 화덕에서 내가 주문한 피자를 열심히 굽고 있어서,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하여 화덕 내부에서 잘 익고 있는 내가 주문한 피자를 여러 장 찍었다. 직원이 피자를 내 테이블로 가져오고, 나는 침을 삼키면서 맥주를 한잔 따른다. 내가 나폴리에서 나폴리 피자와 이태리 맥주로 피맥을 마시고 있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 증명사진을 찍으려고, 테이블을 잘 정리하여 사진 한 컷 찍는다. 식당에는 나 혼자였는데 계속 손님들이 들어와서 주문을 한다. 피자를 먹는데 약간 비린 맛이 느껴져서 자세히 보니 피자에 멸치젓갈이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 이태리 사람들도 엔초비라는 이름으로 멸치젓갈을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피자에 토핑으로 올리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다. 

 

       나는 반을 먹으니 배가 불러서 직원에게 포장을 부탁하니 흔쾌히 포장박스를 준다. 다른 손님들은 각자 1판을 주문하여, 혼자서 1판을 다 먹는다. 포장한 피자를 들고, 카운터에서 카드로 11유로를 계산하고, 나폴리 피자를 먹은 상쾌한 기분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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