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역사
폼페이는 나폴리에서 남쪽으로 약 25킬로 떨어진 지역으로, 기원전 8세기경부터 상업활동의 요충지로 번성했고, 로마 시대에는 귀족들이 별장을 지어서 머물던 유명한 도시였다. 그러나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산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 1748년 나폴리를 지배하던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가 폼페이 발굴에 나섰지만, 발굴한 유물의 대부분을 프랑스 왕궁으로 가져갔다. 이후 이탈리아가 통일되면서 새로 발굴한 미술품들은 나폴리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공중목욕탕과 원형극장, 수도관시설, 집터 등이며 그 원형만으로도 과거의 화려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유적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총 여덟 곳인데 대표적인 입구는 폼페이 스카비 빌라 미스터리 역 앞에 있는 마리나 문과 이곳에서 큰길을 따라서 3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광장 앞의 입구이다. 주요 볼거리는 아폴로 신전부터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보면 된다. 도시 내부는 바둑판처럼 나뉘어 있고, 가장 긴 거리는 1킬로에 이르는 아본단차 거리이다.
주요 볼거리는 마리나 문(바다로 향하는 문)으로 2개의 문이 있다. 반사석이라는 돌을 바닥에 깔았는데, 달빛이 비치면 반사가 되어서, 밤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가로등 역할을 한다. 아폴로신전에는 태양의 신 아폴로가 활을 쏘는 청동상이 있으나, 모조품이고, 진품은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있다. 포럼은 공공광장이라는 의미이고, 사람들이 모여서 시장을 열었던 곳이고, 광장 주변에는 바실리카, 신전, 곡물창고, 공중화장실 등의 공공건물이 있다. 비극 시인의 집은 비극적인 시를 지었던 시인의 집으로, 현관문 바닥에 개조심이라는 의미의 문구가 쓰여있다. 폼페이에서 가장 화려한 저택 파우노의 집으로 들어가면 안마당에서 춤을 추는 파우노를 만날 수 있다. 폼페이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집으로 수준 높은 모자이크로 보아서 당시 폼페이에 파견된 집정관이나 고위 상류층 귀족의 저택으로 추정된다. 루파나레는 폼페이의 홍등가로, 벽에는 남녀의 성행위 모습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프레스코 화가 있다. 풍요의 길은 주요 신전과 광장들이 자리 잡은 길이다. 길에는 무거운 수레가 자주 다녀서 움푹 파인 흔적이 남아 있고, 곳곳에 징검다리처럼 툭 튀어나온 돌은 마차의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반원형 극장은 말발굽 모양으로, 가장 큰 규모의 극장이며, 검투사 경기나 연극 공연 등이 열렸다. 바로 옆의 피콜로 극장은 약 1,500명을 수용하는 규모로 오페라 공연이 주로 열렸다. 반원형 극장은 무대에서 말을 할 때 관중석의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가 전달되도록 설계되었다.
기타 등등 많은 볼 곳이 있으며, 약 2천 년 전의 문화와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렌터 카 찾기
오늘은 어제 예약한 렌트 카를 타고 폼페이, 쏘렌토, 아말피 해변을 다녀올 예정이다.
6시 50분에 접선 싸인이 온다. 식당으로 가서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서 차를 마신다. 8시에 렌트 카를 찾아야 하므로 오늘은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못 먹고 나왔다. 가리발디 역 지하 1층에 있는 렌터 카회사에 도착하니 7시 50분이다. 아직 직원은 출근 전이라, 문이 닫혀있다. 8시가 되니 어제 본 직원이 출근하여 문을 연다. 직원에게 예약번호를 알려주니 내 여권, 국제면허증, 도메스틱 면허증과 신용카를 요청하여 모두 주었다. 독일 오펠사에서 만든 수동기어의 흰색 작은 차를 빌렸다. 2곳에 스크레치가 있다고 알려준다. 서명을 4번 하고, 키를 받고, 차를 반납하는 방법을 확인하고, 주차장 2층으로 올라가서, 차를 찾으려고, 키의 잠김 버튼을 누르니 오른쪽 구석에 있는 하얀색 작은 차의 비상등이 깜빡인다. 차로 가서 문을 열고, 운전석 시트조정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확인하고, 오랜만에 수동기어의 차를 운전하므로, 주차장을 한 바퀴 돌면서 연습을 하고, 핸드폰의 네비를 찍고 폼페이 유적지로 간다. 폼페이까지는 약 30킬로 정도이고, 차가 많아서 시내를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폼페이 가는 길에 통행료 2.1유로를 2번 지불했다. 피렌체에서 렌트했던 날도 비가 왔는데, 오늘도 역시 비가 온다.
폼페이 관람
폼페이에 도착하여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근처에 있는 피자리아에 들어오니 정확히 10시이다.
샐러드와 샌드위치, 나는 커피, 원영이는 티를 주문한다. 바게트 빵이 딱딱하여 오븐에 데워달라고 요청을 한다. 바게트 빵이 너무 딱딱하면 먹다가 잇몸을 다칠 수도 있다. 시칠리아 산 올리브오일을 빵과 샐러드에 넉넉히 두르고, 발사믹 식초도 넣어서 천천히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시뇨라에게 화장실을 물어보니, 0.5유로 동전을 주면서 화장실을 알려준다.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기게에 동전을 넣으니, 문이 돌아간다. 나도 따라서 들어가서 일을 보고 나온다. 돈을 받아서 그런지, 화장실은 깨끗하다. 피자리아를 나오면서 기념으로 가게 전경을 한 컷 찍었다.
폼페이 입장티켓의 가격은 1인에 21유로(약 3만 원)이다. 비싸지만 2장을 구입하여 들어간다. 타임머신을 타고 2천 년 전으로 가는데 3만 원이면 무지 싼 가격이다. 그 당시 인구 2만 명의 도시를 구경하니, 기분이 아주 좋다. 2천 년 전에 이런 도시를 계획하고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도로는 바둑판처럼 사방으로 길이 있고, 도로도 넓고, 반듯하여 길을 찾는 것이 쉬워 보인다. 내 옆에 단체관광객들이 한국말을 한다. 반갑지만 모르는 척 지나간다. 공중목욕탕을 구경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다시 구경을 다닌다. 원영이와는 입구에서 헤어졌다. 우리는 관광지에 오면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헤어져서 각자의 관심사를 구경하고 다시 만난다. 2시간쯤 구경하고 출구로 나간다.
나가면서 보니 내가 들어온 입구와는 전혀 다르다. 갑자기 긴장되지만,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아도, 도대체 어딘지 모르겠다. 내가 들어온 입구는 기차역 근처이고 한적했는데, 여기는 가게도 많이 있고 관광객도 많고, 복잡하다.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엉뚱한 소리만 한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하여 길을 잡았지만 잘 모르겠다. 아침을 먹은 피자리아 가게 사진을 상인에게 보여주니, 친절하게 길을 알려줘서 잘 찾아왔다. 그런데 원영이가 안 보여서 전화를 하니 원영이도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고 있다고 한다. 나도 길을 모르기 때문에 원영이에게 길을 알려줄 방법이 없고, 잘 찾아오기만을 기대하며 애타게 기다리는데, 거의 40여 분 만에 기진맥진한 원영이가 멀리서 보인다. 아침을 먹은 피자리아에서 간단하게 점심과 음료를 먹으면서 지친 몸을 달랜다. 카운터의 씨뉴어에게 화장실용 코인(처음에는 0.5유로 코인으로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화장실 전용 코인임,) 2개를 받아서 1개는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기념품으로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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