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 카 반납
렌터 카 회사 주차장이 있는 나폴리 가리발디 역에 도착했으나, 렌터카를 반납하려면 기름을 가득 채워야 한다. 이태리도 대부분의 주유소가 셀프로 주유를 해야 한다. 주유소를 찾으려고 주변을 좀 돌아다니는데, 셀프가 아니고 직원이 주유를 하는 주유소를 찾아서 들어간다. 가득 채워달라고 주유원에게 말을 하니 가득 채워준다. 1리터에 1.84유로이다. 총주유비는 21유로를 지불했다. 이제 주차장을 찾아서 차를 반납해야 하는데, 주차장 입구를 못 찾아서 또 한 바퀴를 돌고, 아침에 기억을 살려서 주차장 입구를 찾는다. 주차장 2층에(이태리의 2층은 우리나라의 3층이다.) 올라가서 주차하고, 차 안의 짐을 모두 챙기고, 키를 키박스에 넣고, 렌터 카 반납을 마무리한다. 너무 홀가분하다.
생전 처음 간 타국에서 운전을 하면서 다니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이다. 모든 도로의 표지판에 이상한 말로(이태리 말) 적혀있으니 운전을 하는 내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피렌체에서 운전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좀 여유를 가졌지만, 어쨌든 힘들다.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가니 밤 9시이다. 다음 날 아침에 로마로 이동하는 길에 렌터 카 회사에 들려서 차 반납한 것을 정확히 확인하고, 기름도 가득 채운 것도 확인하고, 우리의 하자가 없다는 것을 모두 확인했다. 그리고 디포짓 500유로는 언제 들어오냐고 확인을 하니, 바로 들어온다고 한다.
움베르토 1세 갤러리아
움베르토 프리모 갤러리아는 이태리 2대 국왕 움베르토 1세의 명으로 지어진 어마무시한 건축물이다.
밀라노에 있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처럼 유리와 철골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천장과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각 등이 너무 인상적이다. 최고급 브랜드의 부티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는 아케이드형 쇼핑가로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나폴리의 패셔니스트들이 주로 찾는 유명한 장소이다. 움베르토 프리모 갤러리아를 처음 본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계속 남아있었다. 피렌체에서 두오모 성당을 보고 느낀 감정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태리 사람들의 장인정신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만들어도 허투루 하는 것이 없고, 1000년 이상을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움베르토 프리모 갤러리아 주변으로 아주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다니면서 즐긴다. 카페, 레스토랑, 명품샾 등이 많이 있다.
우리 숙소인 썬 호스텔에서 천천히 걸어가면, 누오보 성을 지나가면 무니시피오 광장이 있는데 광장에 아주 큰 분수가 있고, 광장을 지나면 이탈리아의 3대 오페라 극장인 산 카를로 극장이 있다. 이태리는 광장이 많이 있고, 분수도 많이 있다.
산 카를로 극장은 1737년 부르봉 왕가의 카를로 3세 때 지은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이고, 내부에는 금색과 붉은색으로 호화롭게 장식했으며, 약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816년에 발생한 화재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복구되어,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로시니, 베르디, 푸치니 등의 유명한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있는 아주 큰 제과점에서, 나폴리에서 유명한 바바빵 4개를 샀다. 바바빵은 부드럽고 촉촉한 빵을 달콤한 소스에 적셔서 먹는데, 나는 맛나게 먹었다. 남은 2개에서 1개는 호스텔의 젊고 이쁜 시뇨리따에게 주고, 나머지 하나는 호스텔에서 만난 독일에서 온 남자 영어 선생에게 선물로 주었다.
누오보 성
누오보 성은 "새로운 성"이라는 뜻으로 카롤로 1세가 왕국의 수도를 나폴리로 옮긴 후 바다 근처에 새로 지은 아주 웅장한 성이다. 프랑스에 있는 앙주 가문의 성을 모델로 헀으며, 프랑스 건축가 피에르 드 샤르네와 피에르 앙캉쿠르의 설계로 1282년에 완공했다. 처음에는 고딕 양식으로 지었으나, 1309년 로베르트 왕이 성을 확장했고, 원통형 기둥은 1400년에 세우는 등 여러 차례의 증개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현재는 나폴리 시의 소유로 성 안에 팔라티나 예배당과 나폴리 시립 박물관이 있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정교한 조각들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움이 있다.
누오보 성 앞에 있는 베베렐로 항구에서 세계 각국에서 들어온 초호와 유람선과 전 세계를 일주하는 크루즈 선박들이 많이 정박해 있고, 선박에서 나온 관광객들이 관광을 즐긴다.
왕궁 앞에 있는 반원형의 플레비시토 광장은 19세기 초 부르봉 왕가의 페르난도 1세 때 완성되었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열주는 산 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성당의 회랑이다. 광장 중앙에 안토니오 카노바가 제작한 페르난도 1세와 카를로 3세의 기마상이 있다. 지금은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시민들의 쉼터이고, 유명한 관광지이다.
나는 광장에 있는 페르난도 1세의 기마상에서 증명사진을 찍으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주 멋진 카메라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사진을 부탁하니, 흔쾌히 찍어준다.
고마워서 인사를 하고, 혹시 전문 사진가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 온 전문 사진가라고 대답을 한다. 너무 고마워서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태리에는 도둑이 많다고 들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할 때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저 양반이 내 폰을 가지고 튀면, 내가 따라가서 잡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폰을 준다. 다행스럽게 이태리를 여행하는 기간 동안 아무 피해 없이 잘 다녔다. 나도 은연중에 상당히 긴장하며 다녔다. 핸드폰에는 줄을 달아서 항상 줄을 손목에 끼우고 사용하고, 바지의 주머니도 항상 지퍼를 채우고 다니니, 소매치기나 도둑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저놈은 영양가가 없어 보였을 것이다. 나중에 로마에서 알게 된 노부부가 완전히 털린 사건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겠지만 아직은 순서가 아니라 참고 넘어간다.
나폴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호스텔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즐긴다. 여행을 다니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해서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 나의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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