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하는 내 사위 생일이다. 아버지 생일은 아는지 손주가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내 방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주니 엉금엉금 기어들어와서 하비하비 하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마치 천사를 보는 듯하다.
하비하비 : 어린 손주가 할아버지 발음을 못해서 부르는 말.
오전 9시쯤 사위를 학교에 내려주고, 버지니아 대학교 근처에 있는 맛난 빵집에 가서 생일케이크 및 다양한 빵을 사러 간다. 버지니아 대학교 근처는 가게도 많고 복잡하다. 빵집에는 빵을 사러 온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어느 나라나 맛집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진리이다. 내가 줄을 서고 딸님과 마님은 맛난 빵을 고른다.
다양한 빵들이 진열장에 있는데, 나는 빵을 잘 안 먹어서, 관심이 없다. 생일케이크와 다양한 빵을 사서, 가게를 나와서 딸이 나에게 동그랗고 작은 사과파이를 맛보라고 주어서 먹었는데, 우리나라 사과파이와 비교해도 맛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가게 입구에 세워둔 홍보물을 보니 올가닉 빵이라고 붙어 있다. 그래서 딸이 좋아하는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은 딸 눈치 안 보고 사위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날 임에는 틀림이 없다.
김밥을 만들어 먹으려고, 채 썬 당근을 사려고 호울푸드마켓으로 간다. 호울푸드마켓은 유기농 야채가 다양한 종류로 특화된 마트라고 한다. 호울푸드마켓 주차장이 만차라 내가 차에서 기다리고, 딸이 마켓에 물건을 사러 간다. 이번 주는 생스기빙이라 마트가 복잡하다고 딸이 나에게 알려준다.
5시 30분에 딸이 사위를 데리러 학교로 가고 마님은 신이 나서 맛난 김밥을 만드신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서 사위 가족들이 집으로 들어온다. 딸이 정성껏 만든 미역국과 장모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김밥으로 사위 생일을 축하한다. 손주가 고사리 손으로 미역국에 미역을 집어서 입에 넣고 호로록 먹는다. 너무 이쁘다.
김밥은 참치와 어묵김밥 두 종류이고, 둘 다 맛있다. 마님은 김밥을 아주 맛나게 잘 만드신다. 밥을 다 먹고 아침에 사 온 생일축하케이크에 촛불을 1개 붙여서 생일축하 노래를 다 함께 불렀다. 손주는 너무 좋아서 신나게 어깨춤을 춘다.
나는 사위에게 생일 축하주로 와인을 따라주고 건배를 한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쓸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자료 사진을 많이 찍어두었을 텐데, 자료 사진이 너무 없어서 좀 허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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