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 3월 5일이다. 농업이 근본인 우리나라는 24 절기를 사용한다. 오늘이 24 절기 중에 3번째 절기인 경칩이다.
경칩의 뜻 :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잠을 깨고 나온다는 의미이며, 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전한 봄이라는 의미이다. 추운 겨울에 꽁꽁 얼었던 땅이 녹아서 농사를 준비하라는 의미이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겨울에 움츠리고 있던 삼라만상이 잠을 깨고 일어난다.
삼라만상 : 우주에 있는 온갖 사물과 현상을 뜻한다.
나는 음력 3월에 태어났다. 봄기운을 많이 받아서 건강하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겨울이 정말 춥고, 길었다. 먹을 것도 많이 없었고, 입을 옷도 별로 없고, 요즘처럼 따듯한 옷도 없었고, 집도 외풍이 심해서 찬바람이 슝슝 들어온다.
김장을 마치고, 창고에 연탄을 가득 쌓아두시고 월동준비를 마치면, 어머니께서는 좋은 털실을 사 오셔서 뜨개질로 우리 형제들의 옷을 만들어 주셨다. 어머니께서 뜨개질로 옷을 만드시면, 중간에 옷의 사이즈를 재기 위하여 뜨개질바늘이 있는 옷을 입어봐야 한다. 그 옷을 입는 사람의 옷이다.
양복을 맞추면 가봉을 한다. 옷을 지어서 완성하기 전에 입어보고, 맵시 있게 만드는 마무리 작업이다.
가봉 : 양복, 웨딩 드레스 등의 옷을 완성하기 전에 몸에 잘 맞는가를 보기 위하여, 임시로 듬성듬성하게 대강 호아서 하는 바느질.
어머니께서도 미완성의 옷을 우리 형제들에게 입혀서 이리저리 보시면서 흐뭇해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세탁기가 없던 그 시절에는 어머니께서 손으로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널어두면 밤새 꽁꽁 얼어서 빨래가 돌보다 딱딱해지고 낮에 해가 나면 녹아서 마른다. 마치 황태덕장에서 황태를 만드는 과정하고 비슷하다.
세탁기는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자유를 가장 많이 준 인간의 발명품 중의 하나라고 나는 생각환다.
빨래하는 것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라, 나가서 놀다가 옷이 더러워지면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혼날 생각에 노는 것보다 걱정이 앞서던 시절이다. 어둡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은 희망이 오는 것이다.
춥고 힘든 겨울이지만 겨울의 낭만도 많이 있다.
그래도 봄은 희망이다.
경칩은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받아서 먹는 절기이다.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을에는 나무들도 월동준비를 하려고, 나뭇가지에 있는 수분을 뿌리에 모으고, 무성한 나뭇잎의 수분도 뿌리로 보내어 나뭇잎을 마르게 하여, 나뭇잎을 떨구어서 겨울을 준비한다. 그리고 봄이 오면 뿌리에 모아두었던 수분을 나뭇가지로 올려 보낸다. 겨울잠에서 깬 나뭇가지에도 이쁜 새순이 조그맣게 나온다. 그것을 알리는 절기가 경칩이다.
3월 5일 경칩에 제주에는 계속 비가 온다. 바람도 많이 분다. 봄비가 오면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
세상은 항상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지금도 전문의들 파업, 총선으로 매일 시끄럽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경칩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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