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오늘 2주간의 이태리 여행을 마치고, 오후 3시 40분 카타르항공 비행기로 서울로 간다. 원영이는 오전 9시에 터키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출발했다. 테르미니 역에서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있다. 나는 11시 30분 버스를 탈 생각이다.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니 정신이 들면서, 긴 여행의 피로가 풀리면서 개운하다. 나는 짐을 정리하고, 주방의 냉장고를 정리하고, 남은 식재료로 아침을 먹고, 남은 것은 호스텔에 있는 여행객들이 먹을 수 있게 기부를 한다. 나는 11시 10분에 호스텔에서 나갈 생각이고, 호스텔은 10시 30분에 체크아웃이라, 컨시어지에 있는 시뇨리따에게 11시 10분에 체크 아웃을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을 한다.
방으로 와서 캐리어에 짐을 최대한 넣고, 배낭은 가볍게 하고, 침대에 누워서 2주간의 이태리 여행을 생각한다. 새로운 세상을 구경하니, 나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보람된 지를 생각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나에게 남은 많은 시간들을 허투루 소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할지는 그다음의 문제이다. 어느새 시간이 되었는지 방을 청소하러 직원들이 들어온다. 그동안 인사를 하면서 지낸 사람들이라, 작별인사를 하고, 컨시어지로 간다. 시뇨리따에게 키를 주고, 내 신분증을 받는데, 시뇨리따가 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바로 내 신분증을 찾아서 준다. 호스텔 직원들과도 작별인사를 하고, 테르미니 역으로 가니, 피우미치노행 공항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입국할 때 구입한 왕복티켓을 보여주고, 캐리어를 버스 짐칸에 잘 넣고,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다. 공항까지는 약 1시간 걸린다. 버스는 출발하고 나의 이태리 여행도 막을 내려야 한다. 버스 차창으로 이태리 로마의 시내를 구경하면서 간다.
피우미치노 공항
12시 30분쯤 공항에 도착하여, 제3 터미널을 찾아서 들어가니, 출국 수속은 2층이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직원에게 카타르항공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니, 212번이라고 알려준다. 티켓을 확인하는 줄이 길어서 30여분 후에 인천공항행 티켓을 받고, 캐리어는 인천공항에서 찾는 것으로 정확히 확인을 한다. 검색대를 통과하여 출국장으로 가니 시뇨리따가 꼬레아, 재팬을 외치면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출국심사대에서 탑승구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한다. 출국심사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대기를 하는데, 나는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주고 바로 탑승구로 들어간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니 이런 혜택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탑승구는 E15이고, 탑승구로 가는 길에 면세점이 나오니, 어머니와 집사람 생각이 나서 다양한 초콜릿을 100유로 정도 샀다. 탑승구 표지판을 보면서 천천히 E15 탑승구를 찾아간다. 탑승구 앞에 있는 카페에서 맥주 1병을 사서 천천히 마신다. 2시 40분에 탑승이 시작된다. 내 좌석 번호는 39B이다. 내 좌석 양쪽 옆으로 엄청 큰 덩치의 외국인이 앉아서 나를 경호한다. 카타르 항공의 배려에 감사를 한다. 그런데 왼쪽은 화이트, 오른쪽은 블랙이다. 블랙 앤 화이트로 잘 조화를 이루었다. 숨 쉬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숨쉬기도 힘들다. 장시간의 비행에서 중간자리는 좀 번거롭다. 내가 나가려면 꼭 옆에 앉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3시 54분에 비행기가 이륙한다. 피곤하여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데, 음료를 주기에 한 잔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데 식사가 나와서, 소고기 스테이크와 으깬 감자요리를 주문하여 맛나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니 내 오른쪽의 블랙이 일어나기에 나도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온다. 도하공항에서 인천공항 가는 비행시간은 12시간이라 걱정이 되어 티켓을 확인하니, 천만다행으로 C이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서 착륙준비로 기내의 승무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모니터를 확인하니 38분 후에 착륙이다.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도하의 야경은 너무 이쁘다. 다음 기회가 되면 도하를 방문하고 싶다.
도하공항
초콜릿으로 가득 찬 무거운 배낭을 메고 환승검색대를 통과하여, 탑승게이트를 확인하려고 전광판을 보니, 내가 탑승할 QR858편이 없어서, 옆에 있는 모니터에서 확인을 하니 C3게이트이다. 아직 출발시간이 많이 남아서 전광판에 안 나온 것이다. 그런데 내 옆에 있던 키가 크고, 시커먼 젊은 남자가 자기 것도 확인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여, 확인하니 아침 6시 30분 비행기이고, 기계로 확인하니 No Assigned로 나온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지정이 안된 것이다. 흑선생도 보더니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간다. 나는 키 크고 멋쟁이 흑선생들과 인연이 많이 있다. 나폴리에서 로마로 오는 버스에서 만난 세네갈의 라민, 나의 갈급함을 해소해 준 로마 메트로 역 멋쟁이 직원, 그리고 지금 여행객을 포함하여 3명이다. C3게이트를 찾아서 천천히 걸어간다. 도하공항은 로마에 갈 때에도 환승을 한 곳이라 익숙하다. 현지시간 11시 45분이고, 보딩 시간은 1시 20분이다. C3게이트 앞의 벤치에 무거운 배낭을 내려두고, 앉아서 쉰다.
2시쯤 탑승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라 승객들의 대부분 한국사람들이고, 스튜어디스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니 기분이 아주 좋다. 좌석번호는 34C인데 복도 쪽 자리도 좋지만 바로 뒤가 화장실이라 더욱 좋다. 이제 집으로 간다.
여행 마무리
잠시 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기장의 멘트가 나와서 나는 내 자리의 장점을 살려서 여유 있게 화장실을 다녀온다. 해외여행은 좋은데 비행기를 타는 일은 힘들다. 돈 벌어서 비즈니스석은 타야 된다고 생각한다. 비행기에 설치된 카메라로 외부의 상황을 보면서 간다. 비행기 아래로 구름이 많이 끼었다. 그러나 비행기 왼쪽에는 해가 빛난다. 땅에서 보면 하늘에 구름이 끼었지만, 그 구름 위에는 항상 밝은 태양이 빛난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11분에 비행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기체가 흔들린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땅에 닿는 이 순간이 제일 기분이 좋다.
카타르를 경유하여, 방역서류를 작성하고 나와서 짐을 찾고, 나의 안전을 기원하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니, 너무 좋아하신다. 어머니께서는 오랜만에 단잠을 주무실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가면 미니멀리스트로 살려고 한다. 남은 나의 삶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고, 시간을 금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자고 결심한다. 우리나라에 아주 유명한 속담 중에 하나는 "작심삼일"이다. 내일 일 은 나도 모른다. 그러나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리라 하고 또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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