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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

by 태풍이분다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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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

베트남 하노이를 8일간 여행하고, 대한민국 서울로 간다. 8일간의 여행으로 베트남의 하노이를 얼마나 알겠냐마는, 그래도 열심히 베트남을 알려고 노력했던 시간이다. 15년쯤 전에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는데, 그때는 기록을 안 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으나, 베트남 하노이 여행에서는 매일매일의 일과를 기록하고, 사진도 많이 찍어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기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침 1시 50분에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제주에어를 타고 간다. 탑승게이트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탑승을 알리는 멘트가 나온다. 벤치에 누워서 자는 2 사람을 깨워서, 탑승하는 줄에 합류한다. 드디어 비행기가 움직인다. 피로가 몰려온다. 새벽이라 창 밖은 깜깜하여 아무것도 안 보인다. 눈을 감고 잔다.


인천국제공항 가는 제주에어에서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비행기 창문으로 붉은 기운이 들어온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벼서 뜬다. 창 밖을 보니 지평선에 긴 붉은빛이 찬란하게 빛나면서, 아주 붉은 해가 천천히 떠오른다. 아! 일출이다. 비행기 안에서 멋진 일출을 보는 것도 아주 기분이 좋다. 젊어서는 일출을 보려고 동해안 속초에 가서 일출을 본 적도 있지만, 나이를 먹고는 의도적으로 일출을 보려고 한 적은 없다.
 
오늘처럼 우연히 일출을 보는 것이 더욱 기분 좋다. 몇 년 전에 남해 여행 갔을 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전망이 아주 좋은 펜션에서 자다가, 새벽에 일찍 일어났는데, 구름사이로 바다 위에서 시뻘건 해가 둥실둥실 떠오르는 장면은 너무 환상적이었다. 더군다나 바다 위에는 고기잡이 배가 여러 척 떠 있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책에 나온 의유당 남 씨가 쓴 한글 기행문 동명일기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어리고, 철없던 시절이라, 예비고사를 위하여 책을 암기하던 시절이다. 일출을 왜 그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던 시절이다. 그런데 지금은 일출을 보면 동명일기가 생각난다. 동명일기의 저자인 의유당 남 씨가 일출을 보려고 노심초사하는 마음과 일출을 붉은 소의 혀에 비유하는 등 아주 상세하게 일출을 기록했다.
 
눈꺼풀이 내려앉아서 다시 잠을 자는데, 잠결에 기장이 밝은 목소리로 인천공항까지 40분 걸린다는 멘트가 나온다. 눈을 뜨고 승무원에게 물을 달라고 하여 마시고, 얼른 화장실로 간다. 조금 있으면 승객들이 화장실에 가려고 줄을 길게 설 것이다. 잘못하면 나는 바지에 쉬를 할 수도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청량리 제기동 한옥집에 살던 시절에는, 화장실이 집 밖에 1개가 있었다. 아침에 화장실을 가는 것도 순서가 있었다. 어머니는 언제 다녀오셨는지 잘 모른다. 항상 일찍 일어나셔서 가족들을 위하여 일을 하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화장실을 가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 형, 나 그리고 동생 순서로 간다. 가끔 화장실이 너무 급하면, 빨리 나오라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화장실 문을 두두리지만 그래도 안 나오면, 마당에 신문지를 깔고 일을 본다. 소변은 마당의 하수구에서 본다. 아주 추운 겨울밤에 화장실을 가는 것은 어린 나에게는 정말 힘들었다. 
 
창 밖으로 서해바다와 뻘이 보인다. 기장의 반가운 목소리가 잠시 후에 착륙을 한다고 알린다. 우리는 맨 앞자리라, 빨리 내린다. 짐도 가지고 탔다. 오전 8시 비행기의 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느낌이 전해지면서, 비행기가 요동을 친다. 아! 살았다.
안도의 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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